
6~70년대에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보다 스피디한 발전을 위해, 정부 주도로 운영되던 "지역별 담합된 독점구조"의 소주 시장이 80년대 들어서 정부가 그 담합을 해제하자, 서울/경기 지역을 담당하던 '진로'가 전국을 주름잡는 현상이 생겨났고, 그에 따라 국보(진로)는 막대한 현금을 쓸어 담게 되면서 생겨난 이야기를 그 모태로 한 영화이다. 참고로 당시의 지역별 담당 소주 업체는 '서울/경기는 진로, 충청도는 선양, 경상도는 금복주, 전라도는 보해, 제주도는 한라산'이었다.
정부의 비호 아래 '대마불사'의 시대를 살던 대기업들은 그 현금과 금융지원을 무기로 온갖 분야에 진출하는 문어발식 경영을 일삼았는데, 국보(진로)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주력인 주류 시장 이외에도 아무 연관도 없는 건설에 진출하는 등 미친 확장에 몰두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국보가 가진 사실상의 독점시장(소주)을 노리는 기업 사냥꾼들의 이야기
소주전쟁 (2025)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104분
감독 : 현장감독 최윤진
주연 :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 최영준

줄거리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가업을 물려받은 2대 회장은 '욕심'이 많았는지, '야망'이 컸는지 모르겠으나, 그 막대한 현금을 들고 건설, 유통 등 각종 분야로 진출했는데, 하는 족족 제대로 진행되는 것이 없으면서 자금난을 겪게 된다.
독보적인 과점 시장을 보유한 회사가 자금난을 겪는 이 희한한 상황을 놓칠 리 없는 외국계 투자회사 '솔퀸'은 먹이를 노리는 야수처럼 달려들었고, 그를 당해내지 못한 국보(진로)는 파산을 거쳐 타 기업 (당시명.오비하이트, 구.동양맥주, 현.하이트진로)에 팔리게 되는데, 이 과정을 주도한 솔퀸은 '조' 단위의 막대한 수익을 올리게 된다.
감독
IMF 당시 '진로'의 흥망성쇠에 대한 이야기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여서, 이것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독창성을 가지는 이야기 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영화는 제작 중간에 "이 각본은 원작자가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등장함에 따라, '최윤진' 감독과 법정공방이 벌어졌고, 그 재판이 끝나기를 한 없이 기다릴 수는 없었던 제작사는, 그 재판 중간에 영화를 개봉하게 됨에 따라 '최윤진'은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게 되었다.
얼개
서울대를 나와 미국에 유학한 '최인범(이제훈)'은 뉴욕의 증권시장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던 중, 세계적인 투자자문사인 '솔퀸(골드만삭스)'에 입사하게 되고, 거기서 자신이 먼저 '국보(진로)' 사냥 아이디어를 '발의'하게 된다.
탁월한 시장장악력 대비 너무나 형편 없는 '경영능력'을 보유했던 국보는 너무나 손쉬운 상대였는데, 자문 업체로 계약해서 받아낸 정보들로 그 회사의 뒤통수를 치는 배신 작전, 소위 '차이니스 월' 작전에 순진한 국보는 아무 대비도 없이 그냥 당하면서 회사를 뺏기게 된다.

너무나 회사를 사랑했지만, 그런 '선진금융기법 (사실상 사기)'를 전혀 몰랐던 국보의 순진한 재무이사(표이사) 창록(유해진)은 억울하고 분통한 마음에 회사 옥상에서 '투신'하지만, 재수가 좋았는지 나빴는지 아무튼 낙하 중간에 다른 구조물에 걸리면서 목숨을 건지게 된다.
정보를 빼내는 과정에서 표이사(창록)와 인간적인 관계를 가장했었던 인범(이제훈)은 표이사의 진심에 마음이 흔들리고, 인간적인 갈등을 느끼지만, 자신의 스탠스를 잃지 않고, 결국 국보를 파산 시킨다.

그러나 그의 흔들림을 눈치챈 법무법인 무명의 구사장에게 쓴소리를 듣게 되며, 일이 모두 마무리된 후, 중간에 있었던 불법적인 일들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쓰고 솔퀸에서 버려져 감옥으로 가게 된다.

배신과 배신 그리고 진심
IMF 당시 1차 부도를 막고 법원의 '화의'를 받아내어, 경영진의 신뢰가 매우 깊었던, 법무법인 '무명'의 구사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국보'의 아주 절친한 파트너 인 척하고 있었으나, '솔퀸'의 협력 제안을 몰래 받아들여, 자신이 알고 있던 '국보'의 비밀 뒷주머니를 솔퀸에게 알려 주고 그것을 '법원'에 제출한 솔퀸은 재판을 이기게 된다.
무능한 회장 밑에서 오로지 회사와 직원들 만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일해온 '표이사'는 믿었던 투자자문사 '솔퀸'에게도 배신을 당한 입장에서, 또다시 법무법인 '무명'에게도 배신을 다시 당하자, 삶의 의욕을 잃으면서, 솔퀸의 인범에게 회사를 차지하거든 "제발 직원들을 자르지 말아 달라"는 말을 남긴 채 투신한다.

배신의 결말
재판 중간에 판사를 건드려 '괘씸죄'에 빠진 인범을 화난 판사에게 던져 주면서, 이 작업 중간에 있었던 모든 불법적인 책임을 인범에게 뒤집어 씌워 버리자고, 전체 책임자에게 아이디어를 말하는 사람 역시 '인범'의 밑에서 그의 일을 돕던 그의 부하직원이었다. 배신자 역시 배신을 당하는 상황

한편, 감옥에 들어간 국보의 석회장은 면회 온 표이사에게 자신의 뒷돈을 '이리저리 굴려 두라'라고 지시한다. 그 말은 들은 표이사는 그 돈은 모두 자신의 명의로 만든 페이퍼 컴퍼니에 들어가 있는데 이 상황에서 "내가 왜 그 돈을 당신에게 돌려주겠느냐??"며 그 역시 석회장을 배신한다.

쿠키
시간이 지나고, 출소한 인범은 작은 술도가를 차린 표이사를 찾아오고 술잔을 기울이며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예전에 서로가 서로에게 했던 말을 오히려 이제는 바꿔서 말하게 된다.
복수할 정보를 찾아서 솔퀸에게 복수하려는 인범에게 표이사는 "너 자신을 위해서 살아, 회사! 그까짓 게 뭐라고"라고 말한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인간적인 관계에 이른 두 사람. 인범은 "우린 정말 끝까지 안 맞네요"라고 웃으면서 말하고 홍콩으로 떠난다.


후기
유해진 배우의 연기를 보면 정말로 배우로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극단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일찌감치 한 감독의 눈에 띄어 영화에 출연했다는 그의 일화를 들어 보면, 확실히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에서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대단한 히트작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나, 영화로는 히트작이 없다는 배우 손현주, 그가 나와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도 역시 손익 분기점을 한참 밑도는 실적으로 그를 사랑하는 팬들을 안타깝게 한다.
똑똑하고 천재적인 사람들이 배신과 배신을 거듭하는 비즈니스 정글 속에서 오로지 자신의 진심 하나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가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
영원할 것 같았던 그 모럴해저드의 바벨탑은 2000년대 들어, 리먼 사태를 겪으면서, 다시 한번 재편된다. 그러나 그런 것들에는 아무 상관도 없이, 오로지 가족과 생존만을 바라며 일관된 길을 가는 소시민적 생활인들의 진심이 오히려 감동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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